주니어 브랜드 디자이너의 인터널 브랜딩 프로젝트

(라고 멋있게 쓰고 험난한 여정이라고 읽습니다...)

유혜지
2022.01.25

안녕하세요 딜리셔스 브랜드 디자이너 유혜지입니다.

개발자 분들의 멋진 기술력 이야기가 가득한 이곳에 오늘은 인터널 브랜딩(조직문화 브랜딩)이라는 조금은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브랜드 디자이너는 뭐고, 인터널 브랜딩은 대체 뭐람?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볼까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는 “회사 혹은 서비스 등을 경험한 유저에게 우리 브랜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관되게 각인시키는 일”을 하는 팀입니다.

즉, 우리 회사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공감각적으로 표현해 딜리셔스를 경험한 내부 고객(구성원)과 외부 고객(채용 지원자, 미디어, VC 등)에게 통일성 있게 알리는 일을 하는 것이죠. 이는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게시물 등의 온라인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회사 내 인테리어 디자인, 포스터 등의 오프라인 시각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딜리셔스의 목소리를 시각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 제가 맡고 있는 직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널 브랜딩은 무엇일까요? 브랜딩은 크게 익스터널(External) 브랜딩과 인터널(Internal) 브랜딩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익스터널 브랜딩이 브랜드-소비자와의 관계성에 대해 주목한다면, 인터널 브랜딩은 브랜드-브랜드를 만드는 구성원의 관계성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조직문화 브랜딩이라고도 많이 부르죠.

딜리셔스의 인터널 브랜딩 작업을 위한 시초는 2021년 9월 말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공동 대표님 두 분께서 오랜 기간 고민해온 딜리셔스의 미션·비전·원칙(Mission·Vision·Principles, 이하 MVP로 명칭)을 컨센서스톡에서 발표할 때가 그즈음이었습니다. 발표를 경청하던 저는 직감적으로 느꼈죠. 이거이거, 내 프로젝트가 되겠구나…! (신난다😆) but 넘어야 할 산이 많겠구나..

디자인, 뚝딱하면 나오는 거 아닌가요?

딜리셔스의 미션·비전·원칙(MVP)을 보자마자 느낀 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1. MVP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디자이너의 시각만으로 전체적인 조직 내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직무마다, 연차마다, 재직 기간마다 등 구성원 개개인이 느끼는 지점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MVP에 대해 딜리언즈(딜리셔스 내 구성원 분들을 부르는 별칭)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진행하였습니다. 약 20명 가량의 딜리언즈 분들께서 흔쾌히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셨고, 유의미한 인터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굿즈는 훼이크였던 것이다..)

여느 회사가 그렇듯이 딜리셔스 역시 처음부터 모든 구성원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동일한 출발 지점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딜리셔스가 목표하는 MVP 각각의 요소마다 딜리언즈가 체감하는 부분이 조금씩 달랐죠.

특히 다섯 가지 원칙(P)에 대한 공감 지수가 조금씩 달랐는데요. 아래 이미지는 FGI 결과를 바탕으로 5개의 원칙에 대한 딜리언즈의 공감도를 신호등 표시로 나타낸 표입니다. (파란색: 공감도 높음, 노란색: 공감도 중간, 빨간색: 공감도 낮음)

[사장님 마음]과 [스스로 성장] 이 두가지 원칙은 현재 딜리셔스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들 생각했지만, [80% 실행], [피드백 핑퐁], [원팀 딜리언즈]는 현재 공감대가 낮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다섯 가지 원칙을 통일성 있게 딜리언즈에게 전달하기 위해 모든 원칙을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큰 컨셉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나의 시각적인 컨셉을 잡아서 원칙의 비주얼을 만들어내고, 비주얼을 다양한 방식을 통해(굿즈, 영상, 인테리어 등) 점진적으로 딜리언즈에게 통일성 있게 전달한다면 공감대 편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이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 분들과 일주일 간 머리를 싸맨 끝에 통일성 있는 컨셉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스포츠”라는 비주얼 컨셉을 뽑은 것인데요. 다섯 가지 원칙 요소와 스포츠를 접목해 그래픽적으로 표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스포츠가 가진 여러 특징들이 딜리언즈가 일을 바라보는 태도와 많이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특히 ‘프로페셔널한 마인드’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 협동하여 나아간다’라는 부분이 많이 흡사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여 각각의 원칙에서 연상할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을 도출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 어디에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까?

우리가 일을 하는 원칙을 내재화 하기 위해서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자주 시선이 가는 곳에 비주얼 요소를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일하는 공간인 딜리셔스 오피스딜리언즈가 주로 쓰는 노트북과 핸드폰이 가장 효과적인 공간이라 판단했습니다.

오피스도 외부 고객과 접점이 많은 라운지와 딜리언즈가 온전히 일하는 공간인 사무실로 나누어 라운지에는 딜리셔스의 비전과 미션을 레터링 시트로 제작하였고, 일하는 공간에는 원칙 5가지를 그래픽화한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참고로 층마다 원칙의 그래픽을 조금씩 다르게 제작해 시각적 재미를 살렸어요! 😊)

더불어 딜리언즈가 주로 쓰는 노트북과 핸드폰에 붙일 수 있는 귀여운 스티커 세트, 월페이퍼도 제작해 나누어 드렸죠. 깜찍한 스티커에는 원칙 그래픽 뿐만 아니라 딜리언즈가 자주 쓰는 슬랙 메신저 이모지도 함께 넣었답니다. 👀

딜리언즈와 함께하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

2022년 2분기에는 딜리셔스 사옥이 대학로에서 강남으로 이전할 예정인데요. 앞으로 있을 신사옥 인테리어, 채용 브랜딩, 딜리셔스 굿즈 등 다양한 곳에 딜리셔스의 MVP를 녹여내여 딜리셔스만의 아이덴티티를 차곡 차곡 쌓아 나갈 예정입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가 딜리언즈 분들과 함께 만들어갈 딜리셔스 인터널 브랜딩 여정도 흥미롭게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

유혜지

딜리셔스 브랜드 디자이너

"딜리셔스의 브랜드 팀에서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뻔뻔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