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곧 창대해질(?) 딜리셔스 기술블로그 운영기

딜리셔스 기술블로그의 위대한 탄생기

전수영, 
김민지, 
김선진
2021.06.28

2020년 11월초, 딜리셔스 연구개발센터를 총괄하는 CTO가 개발자 몇몇과 비개발자인 저를 소집헸습니다. C레벨이 미팅을 소집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죠. 1)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거나 2) 기존 프로젝트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해야 하거나. 역시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우리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야 ‘기술개발블로그작당모의’. 이렇게 새로운 슬랙 채널이 또 하나 생성되었습니다. (아이, 좋아 ^^)

CTO 포함 4명으로 시작한 채널이 어느덧 29명이 되었다. 역시 C레벨이 호출할 때는 피해야 한다…

아, 자기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딜리셔스에서 브랜드&커뮤니이션 파트 파트장을 맡고 있는 전수영입니다. 코딩으로 넘쳐나는 바다 속에서 유일한 비개발자 코알못으로 TBOC(Tech Blog Operation Committee)에 합류해 능력 있는 개발자 분들의 매력을 뿜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블로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딜리셔스의 기술력과 개발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기에 포스팅이 올라오면 PR 채널로 열심히 퍼다나르는 비둘기 같은 직무입니다.

워낙 전문적인 내용이 많은 블로그인지라 거의 대부분의 윤문과 편집은 TBOC 내 개발자 분들께서 담당해주셨습니다. 몇몇 포스팅은 검정은 글씨요, 흰색은 바탕이니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코알못 마케터에겐 어렵더군요.

기술블로그를 마주하는 마케터의 자세

능력 있는 개발자 분들께서 필진으로, 운영진으로, 편집위원으로 활약해주시어 사실 저는 후기를 쓸 정도로 고생한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아 부끄럽네요. 각 파트에서 열일하시는 개발자 분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고개 끄덕이며 듣고 차 마시고, 점심 먹고 했던 역할이 대부분이라… 허허.

허나 딜리언즈가 약 50명일 때 합류한 저로서는, 연구개발센터가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운이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AWS GameDay를 개최하기도 했고, 개발자 분들과 인터뷰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기술블로그도 만들면서 연구개발센터를 PR 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어요. 그 과정에서 능력 있는 분들을 딜리언즈로 모셔올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https://youtu.be/cgm9bx3Tjok 무려 국내 최초로 AWS 행사를 개최한 자랑스러운 딜리셔스 연구개발센터

4명으로 소소하게 시작한 TBOC의 작당모의는 이제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더 다양한 고객 대응과, 더 난이도 높은 코딩 숙제와, 더 멋진 딜리언즈 분들을 모셔와야 할 과업들이 남아 있거든요. 코딩의 바다 위로 항해를 시작한 딜리셔스 기술블로그 제1대 멤버로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 창대하게 뻗어나갈 TBOC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애정합니다.

차 한 잔에 추억과, 차 한잔에 코딩과, 차 한 잔에 원고 독촉과… TBOC 원로 멤버들의 티타임

편집자로서의 운영기

안녕하세요, 김민지입니다. 수영님 글에 이어 저의 경험을 회상해보겠습니다.

시작은 ‘올해는 공부 좀 하자’는 새해 다짐으로부터였습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환경에서는 그러한 결심도 무뎌지는 법. 때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아래의 공지였습니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한 개발자는 이 공지를 보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 편집자로 지원하면 기술 포스트도 꽤 읽을 테고

편집자는 나온 글을 다듬기만 하면 되니 부담도 없을 테고

일단 간 좀 볼까?

그래서 운영위원회 지박령, 용화님께는 문의를 피하고 테마 개발자 선진님께 슬쩍 물어봅니다.

친절한 선진님, 이래저래 설명해 주십니다. 그리고 24분 후, 아래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녀는 친절한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TBOC의 편집자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합류 전에는 그저 편집만 하면 되는 수동적 역할인 줄 알았는데, 합류 이후에 보니 블로그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할 수밖에 없는) 아주 능동적인 역할이었습니다. 그렇게 편집자로서의 즐거운 상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공부합니다

저는 딜리셔스의 iOS 개발자입니다. iOS 개발자지만 그 밖의 분야도 계속 공부하고 싶었고, 그래서 웹이나 백엔드, 데브옵스 포스트도 많이 편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제게 데브옵스는 너무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매 문장마다 쏟아지는 용어들을 검색해야 했는데, 그 와중에도 즐거웠던 점은 난무하는 낯선 개념 속에서 서서히 갈피를 잡는 일이었습니다. 최초의 목적이었던 공부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팀이 하는 일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조직이 거대해질수록 업무와 직접적인 연계가 없는 팀은 자연스레 멀어지고, 무엇을 하는 팀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팀이 하는 일에 대한 인지는 하나의 조직이 거대한 하나의 유기체라는 점을 계속해서 깨닫게 했습니다. 하나의 서비스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고 있는지, 또 어느 한 팀이라도 빠진다면 서비스 운영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팀은 소중합니다.

먹고 마시고 수다떠는 회의

딜리셔스의 기술블로그 운영위원회는 단언코(적어도 제 경험 내에서는) 가장 잘 먹이는 모임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다음 달의 포스트 발행 계획을 짜는 회의가 있는데, 그날은 항상 점심 회식과 함께 합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저에게 이만한 모임이 또 없습니다(일은 밥심이다). 그리고 매주 포스트를 발행하기 때문에, 매주 작가와 대화 시간을 갖습니다. 작가와의 티타임 이라고 명명된 이 시간의 실상은 회사가 사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포스트 주제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수다 타임입니다.

TBOC 캘린더

TBOC 합류 이후에 의도치 않게 최초의 목적 이상의 열매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CTO, 마케터,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정기적으로 만나서 수다를 나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군이 격없이 의견과 사담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서 회사가 지원하는 사내 모임은 흔치 않습니다. 이런 모임은 회사 내 다양한 관계를 부담 없이 경험하게 함으로서 다른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하게끔 길을 닦아 줍니다. 덕분에 저도 여러 관점에서 회사가 하는 일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포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반기의 TBOC 활동이 더 기대됩니다.

딜리셔스 기술 블로그 테마 개발기

안녕하세요, 딜리셔스 기술개발 블로그 테마 개발과 편집자 역할을 수행한 김선진 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뚝딱뚝딱 만들어온 기술 블로그가 벌써 반기 마무리를 하고 있다니….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다른 편집자 분들께서 블로그 운영 위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잘 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블로그 테마를 개발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딜리셔스 웹프론트엔드 파트에서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거나, 퍼포먼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거나, 또 신규 기능을 개발하거나 등, 딜리셔스에서 서비스하는 웹 프론트엔드 전반을 개발/유지보수 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비단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CTO 용화님의 부름으로 [딜리셔스 기술 블로그 테마] 를 개발하면서 배운 점과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와 같이 처음 Jekyll 테마를 만드는 분들께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술 블로그 개발을 시작하며

그렇습니다. github.io에서 눈치 채신 것처럼 딜리셔스 기술 블로그는 github pages로 호스팅 하는 Jekyll을 베이스로 개발되었습니다.

처음 블로그 개발을 요청받았을 때, Jekyll이 바로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많은 개발 공수를 들이지 않고, 정적 콘텐츠만 게시하기에 이보다 편리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멋지게 만들어진 Jekyll 테마를 보면서 나도 테마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당시 사내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 기술 블로그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Jekyll로 1부터 시작하기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부터 막막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Jekyll은 단 몇 줄의 명령줄 만으로 그 막막함을 해소해주는 좋은 도구입니다. 우리는 정말 블로그 컨텐츠와 테마, 딱 두 가지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 gem install bundler jekyll
~ $ jekyll new my-awesome-site
~ $ cd my-awesome-site
~/my-awesome-site $ bundle exec jekyll serve

벌써 베이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사실 이대로 사용해도 될만큼 많은 것이 구축된 상태지만, 그대로 쓰기에는 기술 블로그라는 이름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몇 가지 필수 요소를 생성하여, 블로그 뼈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1.layout

먼저, 화면을 구성할 layout들을 만들어줍시다. 저는 메인 화면을 구성할 default 레이아웃과 게시글 화면을 구성하는 page 레이아웃 2가지로 나누었습니다. default 레이아웃은 헤더, 푸터, 콘텐츠 영역을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 디폴트 구성을 가졌습니다. default 레이아웃이 page 레이아웃을 싸고 있는 상태로 page 레이아웃 내부에는 글 제목, 시간과 글쓴이를 보여주는 영역이 기본적으로 렌더링됩니다.

2.includes

화면 레이아웃과 관련 없지만 화면을 구성하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들을 includes 로 분리해줍니다. 저는 맨 위로 버튼이나 pagination, header 등을 includes 로 분리해 주었습니다.

jekyll 에서는 liquid 문법으로 굉장히 편리하게 HTML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특히, 게시글 자체는 md 파일로 작성해도 layout 이 자동으로 입혀지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이 페이지 레이아웃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프로젝트 구조 project directory 구조

필요한 뼈대를 다 만들었다면 블로그를 위한 새 옷을 입힐 차례입니다.

딜리셔스 기술블로그 v0.0

여기서 저는 첫 번째 문제에 봉착하고 맙니다. 기술 블로그 제작 단원 중에 디자이너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디자인이란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피를 보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1px 차이로 모던함과 완성도가 결정되는 각박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찌됐든 단원 중에 디자이너가 없는 지금, 테마 개발을 맡은 제가 곧 디자이너였습니다.

사설이 긴 까닭은 딜리셔스의 BI 컬러만 넘겨받아 개발한 프로토 타입을 공개하기 위해서 입니다.

메인 화면 기존 메인화면

게시글 화면 기존 게시글 화면

그냥 보았을 때는 크게 이상한 부분은 없지만 프로덕트로 출시하기에는 2% 미묘해 보인다.

두둥! 저의 프로토 타입은 위와 같은 평가를 받고 사내 UI/UX 디자이너 분을 새롭게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딜리셔스 기술블로그 v1.0

디자인 완성 디자이너님께서 가이드 올려주신 날!

디자인 완성 상세한 가이드

이렇게 디자이너님께서 기존에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던 태그와 목록보기, 메뉴 디자인을 새롭게 해 주시고 폰트 및 여백 설정을 새로 해 주신 덕분에 지금과 같이 더욱 전문적인 블로그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딜리셔스 기술 블로그 작업을 진행하면서, 실무(주로 Vue JS 프레임워크 SPA)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이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og태그를 왕창 추가한 뒤 구글 검색에서 블로그가 노출되었을 때는 B2B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숙원이었던 블로그 테마를 개발하는 것-심지어 그게 회사 블로그라니!-과 더불어 평소에는 협업하지 않는 다른 파트원 분들과 많은 소통을 하게 된 것도 좋았던 점 입니다.

만들 때는 제가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또한 감개무량한 일입니다.

1대 딜리셔스 기술 블로그 운영 위원회 활동은 이걸로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블로그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도 뛰어난 블로거 분들이 블로그를 빛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업무의 홍수 속에서도 블로그를 위해 애써주신(애쓴) TBOC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전수영

딜리셔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장

"코드로 넘쳐흐르는 기술블로그 속에서 제1호 코알못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민지

딜리셔스 iOS 개발자

"시 쓰는 개발자"

김선진

딜리셔스 프론트엔드 개발자

"개발좋아맨"